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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
최지운(멘델레예프) 시현사
16,800
책 소개

무쓸모의 쓸모

우리 사회는 쓸모와 무쓸모를 나누는 기준이 나름대로 확실하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인가, 조직과 사회에 기여를 하는 사람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외모, 집안, 학벌이 좋은가와 같은 것들이다. 물론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이 확실하다고 하는 기준도 상황에 따라 모호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특수한 상황과 같은 자세한 내막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최지운 작가는 『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 속 모든 작품에서 무쓸모의 범주에 포함되는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작가가 그려낸 이러한 인물들은 분명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이 포진해 있으며, 더러 우리 자신인 경우도 있다.

새로 취업한 애인이 같은 직장의 남자와 정답게 이야기하는 걸 씁쓸하게 바라만 봐야 하는 공시생(「캔커피」), 동생의 결혼 상대가 집에 오기로 한 날, 그녀가 돌아갈 때까지 밖에서 시간을 때워야 하는 편의점 알바생(「연장 근무」), 걸 그룹 활동 중단으로 다니던 학교에 복학했으나 아무도 자신을 몰라봐 주는 무명 연예인(「구경거리」), 하루 용돈으로 간신히 식사를 해결했던 식당이 갑작스레 가격을 인상하여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취준생(「도시락」) 등, 이 소설집에는 사회에서 쓰임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넘쳐난다.

위로가 아닌 버팀목이 필요한 최지운 작가의 인물들은 어느 순간 무쓸모의 고치를 깨고 나오기 시작한다. 안전한 보내기 번트 사인을 무시하고 홈런을 치기 위해 크게 자신의 스윙을 하는 남자(「타석」)처럼 그들은 각자의 타석에서 자신들만의 스윙을 이어 나간다.

다양한 시선들로 바라보는 일상의 여러 단면

『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은 총 서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재밌게도 각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은 다른 에피소드에서 다른 모습과 처지로 등장한다. 그런 까닭에 각 에피소드는 독립된 형태를 보이지만, 전체적인 하나의 이야기로 묶여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종장에 이르러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독자들은 이 작품집을 통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소소하고 애환이 서린 고민을 마주할 수 있다. 이는 사소하고 제목처럼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일 수 있지만 작품을 다 읽고 난 이들이라면 이들의 이야기가 결코 무쓸모하지 않다는 공감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글) 최지운
현대문학가>소설가

동국대학교 예술대학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를 공부했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동화, 2013년 한경 청년신춘문예에서 장편소설로 등단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장편소설 〈옥수동 타이거스(2013)〉, 〈통제사의 부하들(2013)〉, 〈시간을 마시는 카페(2016)〉, 〈대두인(2018)〉, 〈삼엽충(2019)〉, 〈트라이아웃(2020)〉을 출간했으며 이외에 역사 교양서 〈책임지는 용기, 징비록(2015)〉을 펴냈다.

현재는 장편소설을 집필하면서 영상콘텐츠와 관련된 다양한 소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협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남대학교 한영문화콘텐츠학과 등 여러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목차

캔커피
기회비용
연장 근무
경력 증명서
보살
현질
방문
첫사랑
더위
복근
식사
첫차
구경거리
심사
좀비
리빌딩
문화 센터
인터뷰
타석
야근
짜장면
장학금
도시락
프러포즈
상담
벤치
콘센트
술자리
재회
출근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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