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제4 간빙기
아베 고보 알마
18,500
책 소개

미래란 현재의 연장선이 아닌,
일상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잔혹한 단절이다

《제4 간빙기》는 아직 냉전이 한창이던 1950~1960년대를 배경으로, 소련에서 미래를 예언하는 기계 ‘모스크바 1호’를 발명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주인공 가쓰미 박사는 연구자이자 기술자로서 모스크바 1호에 자극받아 본인의 예언 기계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힌다. 결국 그는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연구한 끝에 기계를 발명하고, 이제 기계에게 무엇을 예지하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시범 운용의 단계까지 오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소련의 예언 기계가 ‘미래엔 자본주의가 몰락하며 공산주의가 사회를 지배한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부터 가쓰미 박사의 연구에는 제약이 걸린다.
‘미래’ 그 자체가 주제인 《제4 간빙기》에서 예언 기계는 작품을 끌고 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아직 컴퓨터라는 단어도 보편화되지 않은 시대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현대의 AI 알고리즘의 구조와 흡사한 예언 기계는 절대로 인간이 맞닦드리고 싶지 않은 미래를 들이민다. ‘현재의 가치 기준으로 미래를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제4 간빙기》 전체를 관통해 6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까지 날아든다. 당신이 본 미래가 현재의 일상은 그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뒤바뀌어 있다면, 당신의 가치관과 도덕 관념으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누구도 쉽게 이 질문에 답을 내릴 수 없고, 정답 또한 없기에 《제4 간빙기》는 여전히 독자들에게 읽혀져야만 하는 작품으로 존재한다.
낡지 않는 작품만이 살아남아 고전이 된다는 명제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매일매일 하루가 다르게 변화가 일어나는 오늘, 오래전에 쓰인 문학 작품이 낡지 않았다는 것은 작가의 날카로운 통찰을 통해 급변하는 세계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혹은 변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을 파악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4 간빙기》 역시 고전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단순히 ‘고전’이기에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전과는 정반대의 의미로 어떤 작품은 시간이 지나서야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동시대의 사람들에겐 그다지 커다란 의미를 주지 못하고 공감을 얻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시대가 작품을 따라잡게 되는 것이다. 그 작품을 읽기에 가장 적절한 ‘때’가 있는 것이다. 《제4 간빙기》를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독자는 60년 전이 아닌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해수면은 나날이 상승하며, AI와 알고리즘에 둘러싸인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우리가 그 어느 시대보다 《제4 간빙기》를 이해할 수 있는 독자다.

아베 고보 X 서윤후의《제4 간빙기》다시 쓰기 〈한계비행〉

‘인간’이란 존재를 묻는 콜라보레이션
전 세계의 독자들에 비해 한국의 독자들은 아베 고보의 《제4 간빙기》를 비교적 늦게 접했지만, 그럼에도 가장 특별한 번역판을 갖게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시인 서윤후가 자신만의 시선으로 《제4 간빙기》를 해석한 단편 소설이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에세이와 그림 시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한 서윤후 시인이 소설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소설이 《제4 간빙기》를 다시 쓴 만큼 SF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같은 재료도 요리법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향이 나듯, 시인 서윤후의 SF는 그동안 시와 에세이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요리법이 달라도 재료의 본질이 같은 것처럼 많은 독자들이 사랑했던 ‘서윤후’라는 쓰는 존재의 근간은 바뀌지 않는다.
서윤후 시인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감정인 슬픔은 이 책에 수록된 그의 첫 소설인 〈한계비행〉에서도 잔잔하게 묻어나온다. 인간이 판 감정을 모방하는 AI와 어떤 감정이든 표출해 내는 것이 어려운 인간 사이에서 감정의 존엄을 묻는 시인 서윤후의 질문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것은 독자 저마다의 몫이다.

FoP Classic 시리즈

《20세기 파리》 쥘 베른 김남주 옮김 X 정지돈의 20세기 파리 다시 쓰기

《제4 간빙기》 아베 고보 이홍이 옮김 X 서윤후의 제4 간빙기 다시 쓰기

《사이버리아드》 스타니스와프 렘 송경아 옮김 X 심너울의 사이버리아드 다시 쓰기

《아득한 내일》 리 브래킷 이수현 옮김 X 듀나의 아득한 내일 다시 쓰기

저자 소개

저자(글) 아베 고보

현대소설가>일본작가
1924년 도쿄 기타토시마 군에서 태어났다. 만주 봉천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내고 일본으로 돌아와 도쿄 제국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며 끝내 의사의 길을 포기한다. 1947년 릴케와 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은 첫 시집 《무명시집》을 자비출판했다. 1948년 《길 끝난 곳의 이정표에》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51년 〈벽-S. 카르마 씨의범죄〉로 제25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이 무렵 전위예술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일본공산당에 가입하지만, 1961년 당을 비판하는 글을 쓰고 제명당했다. 1962년 《모래의 여자》를 발표하여 이듬해 요미우리 문학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세계 30여 개국에 번역되고 프랑스 최우수 외국문학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 후로도 도시인의 고독, 타자와의 소통 가능성을 주제로 《상자인간》 《밀회》 등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1973년 극단 ‘아베 고보 스튜디오’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사진 작가로도 활동하여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소설뿐 아니라 시, 희곡, 시나리오, 평론,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예술적 능력을 발휘한 그는 각종 장르를 아우르는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도 평가받았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문제 작가 중 한 사람이며, 1993년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되었다.

목차

서곡.. 7

프로그램 카드 No.1.. 11

프로그램 카드 No.2.. 183

간주곡.. 309

블루프린트.. 345

집필 후기.. 376

옮긴이의 글.. 381

서윤후의 《제4 간빙기》 다시 쓰기 〈한계비행〉.. 387

맨 위로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