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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다산책방
15,800
책 소개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엘리자베스 조트는 이제껏 보지 못한 우아하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다. 그녀는 독학으로 학사 과정을 마치고 헤이스팅스 연구소에서 다윈의 진화론이 밝혀내지 못한 ‘진화 이전’ 분자의 비밀을 연구하는 화학자다. 문제는 당시가 1955년이라는 것이다. 여자들은 보통 발코니에 앉아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세상이었고, 임금 노동자라고 해도 사무 보조원나 행정직원이 대부분이었다. 연구소 동료들은 엘리자베스를 동등한 화학자가 아닌 연구 보조원이나 커피 심부름을 담당할 사람쯤으로 여긴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그는 바로 노벨과학상 후보 캘빈 에번스다. 유능하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로운 섬이나 마찬가지였던 두 사람은 영구적인 화학 결합처럼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과학자로서의 이름과 연구를 지키기 위해 ‘결혼 없는 동거’를 선택한 엘리자베스는 캘빈이 사고로 죽자 비혼모가 되었다. 하지만 주저앉아 울 시간조차 없다.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연구소에서 쫓겨난 엘리자베스는 쇠지레로 직접 집 부엌을 부수고 개조해 실험실로 만들고 연구를 해나간다. 그녀는 남들이 말하는 ‘화학자 지망생’이 아니라 이미 훌륭한 화학자니까. 누가 봐도 범상치 않은 비혼모인 그녀는 딸이 다섯 살이 되던 무렵 우연찮은 계기로 TV 요리 프로그램 「6시 저녁 식사」의 MC로 발탁된다. 급기야 미국 부통령까지 그녀의 팬을 자처하는 미국 최고의 슈퍼스타가 되는데…….

“네가 인생에서 선택하는 것들이 너를 너답게 만드는 거야.”
절망적인 상황은 없다, 절망하는 인간만이 있을 뿐
엘리자베스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거짓 종말론을 설파하며 성물을 판매하는 부흥사였던 그녀의 부모는 자녀들을 방치했고, 동성애자였던 오빠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와 사랑에 빠진 캘빈의 인생도 기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양부모가 사고로 죽은 뒤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가야 했던 그는 습관처럼 되뇌었다. “살아갈 날이 많으니까 힘내자. 내일은 달라질 거야.” 보통 이런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겪는 지난한 여정은 한숨을 자아내며 독자를 지치게 하기도 하지만, 엘리자베스를 지켜보는 건 전혀 힘들지 않다. 왜냐하면 엘리자베스 스스로가 조금도 지칠 줄 모르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람들로 하여금 “왜 안 울지? 쟤는 왜 자존감에 상처를 안 받아?”라는 말을 자아낼지언정 절대로 주저앉아 신세 한탄이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녀는 사실에 근거해서만 판단을 내리는 합리주의자이자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때로 외부에서 “너는 그 연구를 할 만큼 똑똑하지 않아”라는 공격을 받아 자기 확신이 흔들리더라도, 그녀는 과학자다운 합리주의에 따라 곰곰이 되짚어본다. ‘경험적으로 볼 때 내가 이 연구를 할 수 있는가?’ 답은 ‘예’다. 그 변화와 발전은 화학적으로 가능한가? 예. 그렇다면 실행에 옮길 따름이다.

그녀는 다른 이들처럼 교육받지도 못했고 경험이 많지도 않았다. 자격만 없는 게 아니라 논문 수도 부족했고, 동료 연구자, 재정 지원, 수상 경력도 없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았다. 자신은 대단한 일을 이룰 가능성이 있었다. 누군가는 위대한 업적을 이룰 운명을 타고나기 마련이고, 자신 역시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_1권 129쪽

“매일 저녁 6시, 우리는 요리나 화학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배워요.”
「6시 저녁 식사」가 존폐 위기를 겪은 이유는 엘리자베스 조트가 말을 가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6시 저녁 식사」가 캘리포니아를 넘어 전국적으로 흥행한 이유 역시 그녀가 외압과 관습의 눈치를 본답시고 말을 가려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는 옆집에 아내를 폭행하는 남자가 살 경우 초고버섯과 흡사한 독버섯 ‘아마니타 팔로이데스’를 넣은 캐서롤을 가져다준 뒤 그저 혼동했을 뿐이라고 변명하면 된다고 일갈한다. 그런가 하면 신을 믿지 않는 것만으로 테러 위협을 받던 그 시절 미국의 방송에서, 자신은 무신론자이며 인류가 처한 문제의 대부분은 신이 아닌 인류의 책임이라고 선언한다.
모호함의 세계에서 벗어나 적확한 사실로 세상과 화학을 설명하려는 엘리자베스의 시도는 당시의 관점에서 새로울 뿐 아니라 놀라운 효과를 거두었다. ‘4퍼센트 농도의 CH3COOH’(아세트산, 식초)가 뭐냐는 문의 전화를 걸던 시청자들은 어느새 “무쇠 1그램의 온도를 1도 올리는 데 0.11칼로리가 필요하니 새 냄비를 살래”라고 말하기에 이른다. 60년대에 가정주부의 식사 준비는 허드렛일로 취급받았지만, 엘리자베스는 요리야말로 ‘새 에너지를 창조하고 새 세대를 번성시키는 진지한 화학 실험’이라고 말한다. 여성이 대부분인 「6시 저녁 식사」의 방청객들은 엘리자베스의 말을 엄청난 집중력으로 받아 적다가 야간학위과정에 등록하거나 의대 예비과정에 입학한다. 또한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지 말고 스포츠로서 조정을 하라는 그녀의 한마디에 갑자기 조정 클럽이 난생 처음 여성들로 북적이기도 한다. 어떤 변화도 놀랍지 않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화학적으로 언제나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려보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_2권 236쪽
“『레슨 인 케미스트리에 대한 모든 찬사는 정당하다.
보기 드문 야수 같은 작품”
『레슨 인 케미스트리』를 두고 「가디언」은 “보기 드문 야수 같은 책이다. 데뷔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라고 평했다. 소설은 첫 장이 끝나기도 전에 매력적인 캐릭터와 통찰력 있는 문장으로 독자들을 강력하게 끌어당긴다. 강인하지만 한편으로 인간적인 결점도 가진 입체적인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너무 똑똑해서 짜증나고 사랑스러운 그녀의 딸 매드, 942개의 단어를 아는 초현실적인 강아지 ‘여섯시-삼십분’이 있다. 이 소설이 그리는 사랑과 가족애와 우정은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면서도 현실적으로 깊은 공감을 얻음으로써 몰입을 최고치로 끌어올린다. 또한 예순다섯 살 노장 작가의 지혜를 증명하듯 ‘갈림길에서 선택하는 것들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 ‘인생은 끝없는 실수에 적응하는 과정’ 등 인생에 대한 불변하는 진리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에 대한 모든 칭찬과 찬사는 정당하다(아이리시 이그재미너)”라는 평은 과장이 아니다.
엘리자베스는 ‘요리는 화학이다’라고 설파하며 요리가 모성이 담긴 무언가라는 신화를 타파하고 화학 지식을 접목해 요리법을 전수하지만, 사실 「6시 저녁 식사」를 통해 시청자들이 배우는 것은 요리도 화학도 아니다. 그보다는 각자가 무한한 잠재력을 통해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운다. 인종, 나이, 계급, 성별 등 모든 쓸모없는 범주로 타인이 자신을 분류하게 두지 말자는, 무신론자이자 합리주의자이자 과학자인 엘리자베스의 선언은 2022년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해외 서평]

여성의 시간이 도래했다._BBC라디오

2022년 최고의 책_리얼 심플

재치와 속도감이 넘치며 부끄럽지 않다._리터러리

과학자에서 유명 셰프까지 아우르는 주인공의 흥미진진한 1960년대 우화._텔레그래프

다른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모든 인종차별과 여성혐오에 지쳤다면, 지금쯤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사회적 악습에 지쳤다면 읽어야 할 책._굿모닝 아메리카

책의 첫 장이 끝나기 전에 펀치를 맞게 될 것이다. 보기 드문 야수 같은 책이다. 세련되고 재미있고 사유를 자극하며 가볍지만 자신감 넘친다. 데뷔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_가디언

역사를 뒤돌아보면 현상 유지를 거부한 여성들, 순종적인 삶을 비웃었던 여성들의 긴 목록을 찾을 수 있다. 그런 강인함과 유머를 엘리자베스에게서 찾을 수 있다._퍼레이드

『레슨 인 케미스트리』에 대한 모든 칭찬과 찬사는 정당하다. 유머러스하고 독창적이며 페이지가 우아하게 넘어간다. 인간적이면서도 명석하고 용감한 여주인공과 그녀의 영리한 아이, 지금까지 소설에 등장했던 개 중 최고의 개를 비롯해 열광할 만한 캐릭터로 가득하다._아이리시 이그재미너

독자들이 이미 여러 권을 구입해 친척과 친구의 손에 이 책을 들려주었다는 것은 1961년과 마찬가지인 지금의 사회적 차별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보니 가머스는 페미니즘을 먹음직스러울 뿐 아니라 맛있게 만들었다._아이뉴스

이 우상파괴적인 여성이 겪는 일은 개인적인 상실부터 가혹한 성차별에 이르기까지 숨 가쁠 정도로 다채롭다. 그녀는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계층과 규칙과 시스템에 도전한다. 엘리자베스의 이야기에는 단 한 순간도 거짓이 없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지금까지도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이야기다._북페이지

저자 소개

준비중 입니다.

목차

제25장 평범한 아줌마
제26장 장례식
제27장 나에 대해 알아볼까요
제28장 세인츠
제29장 결합
제30장 99퍼센트
제31장 쾌유 기원 카드
제32장 미디엄 레어
제33장 믿음
제34장 올 세인츠
재35장 실패의 냄새
제36장 「라이프」와 죽음
제37장 품절
제38장 브라우니
제39장 담당자 귀하
제40장 정상적인
제41장 다시 돌아가라
제42장 인사과
제43장 사산
제44장 도토리
제45장 6시 저녁 식사

엘리자베스 조트 가상 인터뷰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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