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적 사고와 이과적 사고는 한 끗 차이
비즈니스에서 필수적인 가설 사고
수학의 큰 틀을 이해하기 위해 미리 알아 둬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수학적 발상은 문과적 발상과 한 끗 차이’라는 점이다. ‘비즈니스적 발상과 한 끗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한 경험을 떠올려 보자. 학생이라면 동아리나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있었던 일도 좋다. 문제를 파악하고 정리하여 해결하기 위해 두뇌에 땀이 날 정도로 머리를 짜냈을 것이다. 제한된 정보에서 가설(임시 답안)을 도출한다거나, 표나 그림으로 정보를 정리한다거나,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분해하여 논의가 쉽게 진행되도록 한다거나. 지엽적인 부분에서 눈을 돌려 전체를 봤더니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수학의 근본에도 이런 문과적, 비즈니스적 발상과 똑같은 발상이 존재한다. 단지 수학에서는 말 대신 수식으로 사고를 이어 나간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인간 사회에도 자연계에도 수많은 미지의 존재가 있다.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생각하기를 그만둔다면 문명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모르는 게 있을 때는 가설을 세워 생각을 이어 나가야 한다. 이럴 때 문과 출신 사업가라면 어떻게 할까? 전략 컨설팅업계에는 ‘가설 사고’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수중에 있는 한정된 정보만 가지고 가설을 세워 이야기를 전개하는 사고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자동차 회사의 판매가 타사에 비해 부진하다고 하자. 그러면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딜러 같은 판매 경로가 비효율적이다, 광고가 부족하다… 등등 가설을 세워 대응책을 검토할 것이다. 이런 사고법은 수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수학이다.
통계학으로 거짓말을 간파하라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수학
통계학은 조감(鳥瞰)하듯이 데이터를 관찰하여 특징을 파악하고 거기에서 지식을 얻는 학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진 대수학이나 기하학과 달리 통계학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학문으로써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겨우 17세기부터다. 미적분학도 체계적인 학문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뉴턴, 라이프니츠에 의해서였으며, 이 두 분야는 사대천왕 중에서도 젊은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17세기경 유럽에서는 국가의 행정 기능이 진보하여 인구와 경제에 관한 데이터를 조직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체제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눈앞에 둔 관리들은 난감할 따름이었다. 산더미 같은 데이터를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그 데이터가 결국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통계학은 이처럼 방대한 데이터의 특징을 파악하여 지식을 얻는 방법론을 확립하고자 하는 사회적 수요에 의해 탄생했다. 통계학은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방대한 데이터의 해석 방법을 체계화한 기술 통계학이다. 기술 통계학은 3가지 통계학 중 가장 먼저 등장한 것으로, 통계학 전체의 토대를 이룬다.
두 번째는 제한된 데이터로부터 전체 상황을 추측하는 추측 통계학이다. 추계 통계학이라고도 한다. 선거의 승패나 신약의 효과를 추측하기 위해 유권자 전체를 인터뷰하거나 전 세계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이럴 때 출구 조사나 임상 시험같이 일부를 조사해서 전체 상황을 추측하는 추측 통계학 기법이 요긴하게 쓰인다. 이처럼 추측 통계학은 현대 문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세 번째는 AI 시대를 맞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베이즈 통계학이다. 빅데이터 시대라고도 불리는 요즘은 매일 새로운 데이터가 생겨난다. 베이즈 통계학의 최대 특징은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들여 기존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을 수정하는 ‘학습 기능’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데이터가 생성되는 현대 사회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분야다.
기하학은 삼각형에서 시작한다
삼각형은 도형의 최소 단위
기하학은 형태를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형태가 있는 것뿐만 아니라 데이터같이 형태가 없는 것에도 널리 응용된다. 육교나 경사로 설계에 삼각함수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는데, 이것은 형태가 있는 것에 응용한 사례다. 육교나 경사로를 설계할 때는 경사면의 기울기(수평면으로부터 기울어진 정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기울기를 수치화해서 검토하기 위해 경사면을 삼각형의 빗변으로 간주하여 삼각함수로 나타낸다는 이야기였다. 또 형태가 없는 것에 응용한 예로, 직각삼각형에 관한 정리인 피타고라스 정리가 빅데이터 분석에 쓰인다는 이야기도 했다. 피타고라스 정리로 데이터 사이의 거리를 구해 데이터를 분류한다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삼각형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들만 그런게 아니라 원래 기하학에서는 삼각형이 모든 발상의 기초가 된다.
왜 삼각형이 중요할까? 이는 삼각형이 여러 가지 도형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평면 위에 도형을 그릴 때 적당한 두 점을 골라서 연결하면 선분이 된다. 여기에 점 하나를 더 찍어서 원래 있던 두 점과 연결하면 삼각형이 나타난다. 즉, 삼각형은 도형의 최소 단위라고 할 수 있다. 최소 단위인 삼각형을 깊이 이해하면 다양한 형태를 이해할 수 있다. 그 예로 평면 도형의 내각을 살펴보자. 삼각형의 내각을 모두 더하면 180°가 된다. 그러면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의 내각의 합은 얼마일까? 참고로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 등을 통틀어 다각형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것은 다각형의 내각의 합을 구하는 문제가 된다.
‘왜 수학을 배우는가’라는 물음에 답을 제시
“읽은 노력이 피가 되고 살이 되었음을…”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특별히 애쓴 부분이 있다면, 왜 수학이 필요한지, 왜 그렇게 접근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또는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여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었다. 왜냐면 현대 수학 교육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동기부여이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수학은 인간의 욕구와는 동떨어진 고상한 학문처럼 꾸며져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수없이 봐 왔듯이 수학이 발전해 온 배경에는 사회의 여러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있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듯이 수학의 각 분야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탄생했다.
수학에 대한 동기부여가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전문용어나 계산 방법을 가르치면 어렵고 재미없다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원래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알아서 공부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시험 때문에 억지로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수학이라면 진저리를 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수학을 배우는 의의를 몸소 느낄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유용성이나 사회적 필요성, 실제 응용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사용법
이 책은 제1장부터 제5장까지 순서대로 읽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바쁜 현대인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는 힘들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우선 제2장까지 읽고 그다음부터는 궁금한 분야만 골라 읽어도 좋다. 왜냐면 제1~2장에는 뒤에 나올 제3~5장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발상이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3장, 제4장, 제5장의 내용은 거의 독립적이므로 관심 있는 부분만 읽어도 상관없다. 여러 장을 읽을 시간조차 없는 사람은 제1장만 읽어도 수학의 큰 틀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수학의 큰 틀을 제대로 알고 사대천왕 전원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어려운 수학을 멀찍이서 내려다보게 함으로써 수학적 사고의 정수를 거부감 없이 전달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점에 특히 유의했다.
①중요한 전문용어는 알기 쉽게 해설하고,
②어려운 수식이나 공식, 계산은 철저하게 줄이고,
③각 분야의 배경에 있는 필요성과 활용 방법을 설명한다.
각 장을 읽고 나면 수학이 현대 문명에 구석구석 스며들어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는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 시절에는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서 소립자물리학의 수리적 해석을 담당했다. 현재는 금융 시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퀀트로서 일하고 있다. 수학을 무기로 비즈니스 경력을 쌓아 온 사람으로서 그 유용함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여러분이 이 책을 계기로 수학과 친해져서 비즈니스에 응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저자(글) 도미시마 유스케
물리학자
冨島 佑允
물리학 석사, MBA in Finance, CFA.
1982년 후쿠오카에서 태어났다. 교토대학교 이학부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 이학계연구과를 수료했다(소립자물리학 전공). 대학원 재적 당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 연구원으로서 세계 최대 소립자 실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수료 후 대형은행에서 퀀트(금융에 관한 정량적 분석 전문가)로서 금융파생상품과 일본국채 및 일본주식 운용을 담당했으며 뉴욕 헤지펀드를 거쳐 2016년부터는 보험회사의 자산 운용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큰 수의 법칙’을 알면 세상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세상은 누가 창조했는가 - 시뮬레이션 가설 입문》, 《투자와 금융을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한 파이낸스 이론 입문》,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수학》이 있다.
들어가며
제1장 다가올 시대에 필수적인 수학 사대천왕
1-1 대수학 :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가설을 세운다
1-2 기하학 : 보이지 않는 것은 형상화하여 파악한다
1-3 미적분학 : 복잡한 것은 단순화하여 분석한다
1-4 통계학 : 거시적인 시각에서 전체를 내려다본다
제2장 대수학
가설을 세워 수수께끼를 푸는 수학
2-1 일차함수 : 심플 이즈 더 베스트의 대명사
2-2 이차함수 : 일상생활 속 보이지 않는 조력자
2-3 지수함수 : 인류를 쥐락펴락하는 스피드광
2-4 로그함수 : 숫자의 마법사
2-5 그래프 모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라
2-6 선형대수학 : 수많은 변수를 모아서 요리한다
제3장 기하학
시각화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수학
3-1 기하학은 삼각형에서 시작한다
3-2 삼각함수는 궁극적인 사고 절약술
3-3 파동을 수학적으로 나타내는 푸리에 변환
제4장 미적분학
변화를 단순화하여 파악하는 수학
4-1 미적분학, 어디에 쓰면 좋을까?
4-2 미분과 적분의 시각적 이미지
4-3 요점만 간단히 알아보는 미적분 계산법
제5장 통계학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수학
5-1 기술 통계학은 요약해서 말한다
5-2 추측 통계학은 요리의 간 보기
5-3 베이즈 통계학은 시행착오를 거쳐 똑똑해진다
5-4 통계학에서는 데이터가 생명
마치며